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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3]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 내한 공연: 교향악의 심장, 다섯 현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나다

  • 작성자 사진: artviewzine
    artviewzine
  • 3일 전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일 전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 연주자들이 더블베이스를 포함한 특별한 5중주 편성으로 성남아트리움 무대에 오른다. 드보르자크 5중주의 깊이 있는 재해석부터 파가니니의 화려한 명곡까지, 한 무대에서 현악 앙상블의 모든 매력을 남김없이 선보인다.


정소연 월간 <스트라드>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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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앙상블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수많은 콰르텟과 퀸텟이 각기 다른 시대정신과 미학을 반영하며 시대를 관통해 왔다. 그 맥락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이 주축이 된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은 오케스트라의 중후함과 실내악의 섬세함을 결합한, 이상적인 음향 세계를 구현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역사는 2007년 벨기에의 한 페스티벌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바이올리니스트 로마노 토마시니, 비올리스트 볼프강 탈리츠, 첼리스트 타티아나 바실레바는 곧 퀸텟 확장을 결심했고, 여기에 베를린필 동료인 바이올리니스트 루이스 펠리페 코엘료와 더블베이시스트 구나르스 우파트니엑스가 가세하면서 지금의 편성이 완성되었다. 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더블베이스의 존재다. 대부분의 퀸텟과 달리 더블베이스를 통해 저음의 무게감을 극대화하고, 실내악 오케스트라의 축소판 같은 음향적 밀도를 창출한다. 다니엘 바렌보임은 이들의 사운드를 두고 “스트링 오케스트라만큼 풍부하면서도 트리오처럼 섬세하다”라고 평한 바 있다.


대담한 도전, 드보르자크를 다시 쓰다

성남아트리움 클래식 시리즈로 진행되는 이번 연주의 중심은 단연 드보르자크 ‘현악 5중주 3번, Op. 97’이다. 본래 두 대의 비올라를 위한 작품인 이 곡은 이들에게 대담한 도전 과제다. 원곡의 첼로 파트를 더블베이스가 맡아 묵직한 기반을 다지고, 비어 있던 제2비올라 파트의 성부를 첼로가 대신하는 대대적인 재해석이 이루어질 것이 예상된다. 이 도전에 대한 훌륭한 예습 사례가 바로 2011년 앨범 <N-Motion>에 수록된 Op. 97의 2악장 편곡이다. <올뮤직(AllMusic)>은 이 연주에 대해 “드보르자크의 최고를 보여 주며, 활동적이고 멋진 질감의 현악을 선보인다. 또한 이 앨범에서 때때로 놓쳤던 앙상블의 감성적인 측면을 보여 준다”라고 호평했다. 한 악장의 연주만으로 증명된 이들의 독창적인 해석이 이번 무대에서는 전곡으로 펼쳐진다.

1부에서 하나의 유기체처럼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면, 2부에서는 다섯 명 각자의 기교가 빛을 발한다. 비올리스트 볼프강 탈리츠는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로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기교를, 더블베이시스트 구나르스 우파트니엑스는 보테시니의 협주곡으로 묵직한 악기의 화려한 변신을 선보인다. 첼리스트 타티아나 바실레바는 포퍼의 <스피닝 송>으로 서정성을, 바이올리니스트 로마노 토마시니는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으로 정열을 뿜어낸다. 여기에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 친숙한 멜로디가 다채로움을 더한다.

이번 공연이 특별히 기대되는 이유는 이들이 실내악의 깊이와 대중적 즐거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무대에서 모두 잡아 내기 때문이다.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의 심장부인 이들은 드보르자크 5중주 같은 정통 레퍼토리의 밀도 높은 앙상블로 실내악 애호가들에게 장르 본연의 매력과 순수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동시에 <라 캄파넬라> <카르멘 환상곡>과 같은 화려한 솔로곡,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같은 친숙한 멜로디로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장벽을 허물고 어렵지 않게, 음악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정통과 파격, 깊이와 즐거움을 오가는 이들의 음악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관객의 귓가에 가장 선명한 울림을 남길 것이다.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 내한 공연

일시 9월 20일(토) 오후 5시

장소 성남아트리움 대극장

문의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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