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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1] 베르메르 레플리카전 <베르메르의 비밀: 고요 속의 빛>: 빛으로 일상의 고요한 순간을 포착한 화가 베르메르

  • 작성자 사진: artviewzine
    artviewzine
  • 20시간 전
  • 2분 분량

파란색과 노란색의 머릿수건을 쓰고 진주 귀걸이를 착용한 젊은 여성이 입술을 약간 벌린 채 뒤를 돌아본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의 대표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서는 묘한 아우라가 느껴진다.


황희경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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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Girl with a Pearl Earring, 1665, Oil on canvas, 44.5×39㎝, Mauritshuis, The Hague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광고나 패러디 등에도 자주 등장하며, 제목은 모르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신비로운 분위기로 ‘북유럽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이 작품을 그린 베르메르(네덜란드어 표기법으로는 얀 페르메이르)는 생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 화가였다. 그러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작품이 재발견되면서, 오늘날에는 렘브란트나 초상화의 대가 프란츠 할스 등과 함께 17세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중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베르메르가 활동했던 17세기 네덜란드는 동인도 회사로 상징되는 이른바 ‘황금시대(Golden Age)’를 구가했다. 부유한 상인들의 후원 속에 미술 또한 꽃을 피웠고, 그중에 베르메르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4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고, 현재까지 확인된 작품은 36점에 불과하다.


한자리에서 만나는 베르메르의 회화 세계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12월 12일부터 시작하는 <베르메르의 비밀: 고요 속의 빛>은 베르메르 사후 350주년을 기념해, 현존하는 베르메르의 작품 36점을 레플리카로 선보이는 전시다.

베르메르의 그림들은 대부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한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다.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빛’이다. 빛의 질감까지 섬세하게 담아낸 그의 그림을 두고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베르메르가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라는 광학 장치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라틴어로 ‘어두운 방’을 뜻하는 카메라 옵스큐라는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어둠 속 벽에 뒤집힌 이미지로 투사되는 장치이다. 베르메르가 이를 실제로 사용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의 눈은 마치 이 장치를 통해 세상을 본 듯 빛이 흩어지고 모이는 찰나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원본이 아닌 레플리카(replica)다. 레플리카는 작품의 보존이나 교육을 위해 원본을 복제한 것으로, 원본인 것처럼 속이는 위작과는 구별된다. 물론 다른 미술 작품들처럼 그림은 원화로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한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기란 쉽지 않기에, 레플리카가 활용된다. 박물관에서도 유물 보존을 위해 전시 대체품으로 레플리카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조잡하게 제작된 레플리카도 더러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원화의 색감과 질감까지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다. 이번 전시처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베르메르의 36점 전작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레플리카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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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기술 The Art of Painting, 1666~68, Oil on canvas, 120×100㎝,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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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따르는 여인 The Milkmaid, 1658~61, Oil on canvas, 45.5×41㎝, Rijksmuseum, 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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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프트 전경 View of Delft, 1660~61, Oil on canvas, 98.5×117.5㎝, Mauritshuis, The Hague

 

전시는 7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마르타와 마리아 집의 그리스도Christ in the House of Martha and Mary>(1654~55) 같은 초기 종교화부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함께 또 다른 대표작인 <우유 따르는 여인The Milkmaid>(1658~61), 그가 태어나고 평생을 살았던 네덜란드 델프트의 풍경을 담은 <델프트 전경View of Delft>(1660~61) 등을 볼 수 있다.

베르메르의 그림을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들 도 함께 소개된다. <열린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Girl Reading a Letter at an Open Window>(1657~59) 속 뒷벽에 그려진 큐피드가 베르메르 사후 덧칠로 가려져 있었지만, 과학적 분석을 통해 밝혀져 정밀 복원된 일화, 1990년 미국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에서 그의 작품 <콘서트The Concert>가 도난당해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사건, 나치 독일의 2인자 헤르만 괴링이 소장했던 베르메르의 <엠마오의 만찬The Supper at Emmaus>이 사실은 위작이었다는 이야기 등이다. 이 중 도난 사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베르메르 레플리카전 <베르메르의 비밀: 고요 속의 빛>

일시 12월 12일(금)~2026년 3월 15일(일)

장소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

문의 031-783-8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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