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대표하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대표작들을 레플리카로 만날 수 있는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전: Viva Frida Kahlo>가 12월 13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기획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칼로가 평생에 걸쳐 남긴 80여 점의 기록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글 황희경 연합뉴스 문화부 기자

벨벳 드레스를 입은 자화상 Self-portrait wearing a velvet dress, 1926, Oil on canvas, 79.5 x 59.9 cm
멕시코를 대표하는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 멕시코 화폐의 모델이었을 정도로 멕시코에서 사랑받은 것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유명한 멕시코 화가 중 한 명이지만 삶은 순탄치 않았다.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았던 그는 1925년 버스 교통사고로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이후 30번 이상 수술을 받아야 했다. 또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에는 결국 오른쪽 다리마저 절단하기에 이른다. 육신의 고통과 함께 정신적 고통도 컸다. 역시 멕시코의 미술 거장이었던 남편 디에고 리베라(1886∼1957)는 예술적 동지이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외도로 칼로를 또 다른 고통 속에 몰아넣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심신의 고통으로 인한 좌절 속에서도 칼로는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고 그림으로 내면의 고통을 표현하며 미술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됐다.

가시 목걸이를 한 자화상 Self-portrait with thorn necklace and hummingbird, 1940, Oil on canvas mounted on board, 62.5 x 48.0 cm © 2017 Banco de M←xico Diego Rivera Frida Kahlo Museums Trust, Mexico, D.F.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Contributor: Courtesy Harry Ransom Center at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칼로가 남긴 평생의 예술을 돌아보다
성남문화재단 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12월 13일 개막하는 프리다 칼로의 레플리카전 ‘Viva Frida Kahlo’는 칼로 내면의 고통이 반영된 작품들을 레플리카로 살피는 전시다. 칼로는 작업 초기부터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 처음에는 서구 미술의 영향도 드러나지만 점차 멕시코 전통의 요소가 반영되기 시작한다. 중기에는 왕성하게 그림을 그리며 많은 작품을 쏟아 냈다. 환상적인 요소가 강해지는 이 시기의 자화상에는 앵무새나 개, 원숭이 같은 여러 동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1940년 전후 해외에서 여러 개인전을 열고 멕시코에서도 인지도를 확고히 하던 그는 1944년 건강 악화로 철제 코르셋을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병세가 악화한 1950년대에는 신체적 고통을 표현한 작품들과 정물화를 많이 그렸다. 사회 비판에도 적극적이었던 그는 1954년 한 시위에 참여했다가 폐렴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레플리카(replica)다. 레플리카는 작가가 실제 그린 원본이 아닌, 원본의 복제품을 일컫는다. 작품 보존이나 교육을 위해 제작되는 것으로, 위작과는 엄연히 구별된다. 당연히 그림은 원화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원화를 보기 위해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교육적인 목적에서 레플리카가 활용된다. 박물관 등에서는 유물 손상을 막기 위해 레플리카를 제작해 대신 전시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기술의 발달로 원화의 크기와 색채, 특유의 붓질 자국까지 정교하게 재현하기도 한다.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대표작들도 모두 접할 수 있다는 게 레플리카 전시의 장점이기도 하다.
1 부러진 척추 The Broken Column, 1944, Oil on canvas, 39.8 x 30.5 cm 2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Frida and Diego Rivera, 1931, Oil on canvas 100.01 x 78.74 cm © Banco de Mexico Diego Rivera & Frida Kahlo Museums Trust, Mexico, D.F.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Reproduccinautorizada por el Instituto Nacional de Bellas Artes y Literatura, 2018. Albert M. Bender Collection, gift of Albert M. Bender
전시는 칼로의 주요 작품들을 생애와 작품 경향에 따라 초기와 중기, 말기로 나눠 소개한다. 칼로 하면 떠오르는 1940년작 <가시 목걸이를 한 자화상Self-portrait with thorn necklace and hummingbird>을 비롯해 리베라와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던 1939년에 그린 <두 명의 프리다TheTwo Fridas>, 고통받는 자신의 몸을 그린 1944년작 <부러진 척추The Broken Column>, 마지막 작품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등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칼로의 삶을 담아낸 사진과 칼로가 남긴 일기까지 총 80여 점이 전시된다.

정물 Still life(I am from Samuel Fastlicht), 1951, Oil on masonite, 28.6 x 35.9 cm

두 명의 프리다 The Two Fridas, 1939 Oil on canvas, 173.5 × 173 cm © 2018 Banco de M←xico Diego Rivera & Frida Kahlo Museums Trust. Av. 5 de Mayo No. 2, Col. Centro, Del Cuauht←moc, C.P. 06000, Mexico, City. Reproduccin autorizada por el Instituto Nacional de Bellas Artes y Literatura, 2018.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전 ‘Viva Frida Kahlo’
일시 | 12월 13일(금)~2025년 3월 16일(일)
장소 |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
문의 | 031-783-8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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