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미리보기 5] 2024 성남작가조명전 5 <서수영: HERITAGE CODE> 전통의 유산에 오늘의 미감을 담다

성남큐브미술관은 올해 성남작가조명전의 마지막 전시로 서수영 작가의 <HERITAGE CODE>를 선보인다. 서수영 작가는 동시대에도 통용되는 ‘한국미의 근원’을 찾기 위해, 미술사적 가치가 인정된 국보급 문화재 작품을 작업 주제로 오마주(homage)하며 한국미의 재해석을 시도하는 작업으로 주목받는 중견 한국화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 30여 점 그리고 성남작가조명전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 6점을 최초로 선보인다.


박은경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보물의 정원 202406> 2024, 수제 장지에 혼합 재료, 91x72


한국화가로서 일관된 화업을 쌓아 온 서수영 작가는 지난 30년간 한국 전통 회화의 견고한 방법론을 토대로 화폭 위에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작가는 최근 한국미의 정수를 고고한 백색 미감 속 문인 정신이 깃든 조선 시대 ‘순백자’와 ‘산수화’에서 찾았고 이를 동시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수영 작가의 작업은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 활동한 미술 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주장한 민예(民藝) 이론, 즉 한국미의 특징은 ‘무기교의 기교’와 ‘소박함·고졸함·질박함’이라고 정의한 미학적 해석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서수영 작가는 한국 미술사 속 회화의 시작이자 최초의 채색화라고 평가받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부터 고려 불화와 조선 왕실 궁중 회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미술사를 직조하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찾아낸 ‘격조 높은 화려함’에 주목했다. 작가는 직접 제작한 한지 부조 위에 전통 문인화의 수묵 기법을 바탕으로, 고려 불화에서 정점을 찍은 세밀한 금채(金彩), 조선 왕실 궁중 회화에 주로 사용된 석채(石彩) 등 다양한 전통 미술재료와 방법론을 사용해 한국미의 화려함과 정교함을 증명하고 있다.

서수영 작가의 작업은 주제적인 측면 외에 양식적 측면에서도 한국미를 구성하는 각각의 전통 요소와 물성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지(紙), 필(筆), 묵(墨)으로 상징되는 전통 문인화의 구성 요소를 바탕으로 하면서, 석채를 활용해 전통 오방색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채색하여 생동감을 더했으며, 백자 표면의 빙렬(氷裂), 유약을 바른 표면에 가느다란 금이 간 상태과 백자를 품고 있는 산수화의 묘사는 화려한 금채로 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좌) <보물의 정원 202418> 수제 장지 위에 금박(24k), 합금박, 석채, 먹, 163x132cm, 2024

(우) <보물의 정원 202420> 수제 장지 위에 금박(24k), 합금박, 석채, 먹, 91x72cm, 2024


특히 작가가 추구하는 한국적 미감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재료 한지는 조선 백자의 부드러운 곡선미와 풍만한 부피감을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지녀 작품의 바탕이 되었다. 한국미를 섬세하게 구현하기 위해 서양 회화의 캔버스가 아닌 전통 한지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은, 작가가 추구하는 한국미와 전통 유산은 단지 과거의 역사적 산물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우리 삶에서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존재라는 것을 내포한다.

서수영 작가의 작업은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잇는 과정을 넘어, 동시대 문화적 감성을 관통하는 코드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전하는 한국미의 근원을 함께 찾아보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4 성남작가조명전 5 <서수영: HERITAGE CODE>

일시 | 11월 1일(금)~12월 22일(일)

장소 |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문의 | 031-783-8142~9

Comentários


bottom of page